지은; ....
# 길- 마당
혜원, 뛰어나오고
영재 <혜원아> 혜원을 붙잡는데
영재, 혜원을 붙잡아 돌려세우면
혜원; (원망이 가득한 눈에 눈물이)
영재; ...
혜원, 영재를 뿌리치고 차에 오르고
영재, <혜원아> 부르지만
혜원은 그냥 차를 몰고 떠나고
영재; ....
# 혜원 차
혜원 운전하며 가는데
자꾸 닦아내지만, 눈물이 그치지 않는다
# 마당
영재 굳은 얼굴로 서 있는
# 마당- 밤
영재, 지은 맥주 마시며 얘기하는
지은; (어찌할 바를 모르겠는데)
영재; (덤덤히 맥주만 마시고)
지은; ...미안해요.
영재; 어? 뭐가?
지은; 그냥...나 때문에....(하는데)
영재; 야, 너 때문은 무슨 너 때문이야? 내가 밥통밥통 그랬더니 너 진짜 밥통 됐냐?
지은; 네?
영재; 아니, 왜 그런 밥통 같은 소리를 하냐구?
지은; ....
영재; 혜원이 말이야....
지은; (보면)
영재; 내가 그 애를 처음 만난 게 아홉 살인가 여름 방학이었거든
지은; ...
영재; 그때가...우리 영현이 잃어버리고 나선데....(하다)참, 너 영현이 알지, 내동생...내가 얘기해 줬잖아?
지은; 어
영재; 음...그때 영현이 잃어버리고 나서, 내가 우리 아버지가 너무 미워서 집을 확 나갈려구 했었거든.....
지은; 정말? 아홉 살짜리가 가출을 했요?
영재; 아니, 할려고 했었는데...근데 그때 혜원이 걔 때문에, 가출도 못했잖아.
지은; 왜요? 혜원씨가 못가게 했어요? 까불지 말고 이성을 찾아라 그랬어요?
영재; 아니, 가출할려고 몰래 비상금을 모으고 있었는데, 그 돈으로 혜원이 아이스크림 다 사줘버렸잖아.
지은; (씁쓸하게 웃는데)
영재; 지금도 그렇지만, 그 때도 걔 엄마랑 아버지가 일 때문에 너무 바쁘셔 가지구, 걜 잘 보살필수가 없었거든
지은; ...
영재; 나 없으면 맨날 우는 애를 놔두고 어떻게 도망가?
지은; ...
영재; 하여튼 그때 아이스크림도 실컷 사주고, 폼나게 약속도 했지. 야, 강혜원 내가 이제 너 평생 지켜줄게. 그러니까 제발 좀 그만 울어라.
지은; ....
영재; 근데....너 때문에 그 약속 자꾸 잊어 먹어
지은; ?
영재; 한지은.....(하고 보더니)너 모르지? (하고) 넌 참 이상한 애야
지은; 네? 내가 이상해요?
영재; (웃음)
지은; 또 너는 조류, 밥통, 외계인 같애... 이딴 얘기 할려구 그러지?
영재; 야, 그거야.... 그냥 너한테 장난 친 거지. 너 화내는 모습이 웃겨서
지은; 에?
영재; 너한테는...자꾸 장난이 치고 싶어지고....너랑 있으면....이상하게 자꾸 기분이 좋아지구 그래
지은; 네?
영재; 민혁이 형이 너 뺏아간다 그럴 때도...기분 별루더라.
지은; ?
영재; 아니, 별루가 아니라, 아주 기분 나쁘고 화도 나고....(하다) 야, 내가 형한테 너 안뺏길려구 얼마나 웃기고, 유치한 짓도 많이 했는 줄 아냐?
지은; 네?
영재; (웃는데)
지은; ?
영재; 너랑 있으면 이렇게 즐겁고 기분이 좋아.
지은; 정말 요?
영재; 어, 니가 그 썰렁한 유머시리즈만 안하면
지은; (픽, 웃는데)
영재; 지금도 봐, 너랑만 있으면, 내가 이렇게 말이 많아지잖아
지은; ....
영재; 너랑 있으면 내가 자꾸 다른 사람이 되는 거 같애
지은; ...
영재; (아프게)혜원이도 잊어먹구.....
지은; ...
영재; 지은아, 사실은 나... 너 욕심 났었는데.....
지은; ?
영재; 너 다치지 않게 지켜줄라고 했었는데...
지은; ...
영재; ...
지은; ?
영재; (어렵게) 나 이제 그만....혜원이한테 가야겠다
지은; (앗)
영재; ....
지은; .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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